매출을 올려준다는 전화를 받고 덜컥 계약부터 해버린 결과

매출을 올려준다는 전화를 받고 덜컥 계약부터 해버린 결과

연남동 골목에서 카페를 열고 마주한 플레이스 노출의 한계

연남동 끝자락 조용한 골목길에 작은 로스팅 카페를 열었을 때만 해도, 커피 맛만 좋으면 손님들이 알아서 찾아올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지도 앱에 우리 가게 이름을 검색해도 저 뒤편 페이지에 처박혀 있었고, 하루 종일 매장을 지켜봐야 손님이 대여섯 명 남짓이었다. 인근 직장인들을 타겟으로 삼으려고 지도 등록도 새로 하고 메뉴 사진도 예쁘게 올렸지만 조회수는 도무지 오르지 않았다. 매일 아침 혼자 노트북을 켜고 블로그 리뷰를 찾아보거나 스마트플레이스 설정을 만지작거리는 게 일과가 되었는데, 시간만 가고 손가락만 아팠다. 결국 내가 직접 하기에는 한계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모르는 번호로 광고 관련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바빠서 그냥 끊었지만 가게가 한산할 때는 그 목소리들이 자꾸 귀에 맴돌며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월 33만 원이라는 대행사 제안에 흔들렸던 순간

전화 속 목소리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내 가게의 네이버 지도 순위를 올려주겠다고 장담했다. 그중 한 네이버플레이스광고업체 직원이 매달 33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플레이스 상위 노출과 함께 블로그 리뷰 관리까지 패키지로 묶어서 진행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보통 다른 온라인광고대행 업체는 월 50만 원 이상을 요구하던 것에 비하면 저렴해 보였다. 대행료 외에 별도의 세팅비는 없다는 감언이설에 속는 셈 치고 카드를 긁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돈만 내면 골치 아픈 마케팅 고민이 단번에 해결될 줄 알았다. 계약서를 이메일로 받아 대충 훑어보고 도장을 찍어 보낼 때만 해도 마음이 조금은 홀가분해진 것 같았다. 매번 머리 싸매고 고민하던 일거리 하나를 떼어내서 남에게 넘겼다는 해방감 같은 것이 분명히 있었다.

계약서 도장을 찍고 시작된 지루한 보고서 기다림

계약을 맺고 카드 결제를 마친 뒤, 대행사에서는 대대적인 키워드 분석과 플레이스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연락은 뜸해졌고 첫 리포트를 받기까지 무려 2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나는 매일 스마트폰으로 카페 이름을 검색하며 순위가 언제 오르나 들여다보고 있었다. 2주 뒤에 카카오톡으로 날아온 보고서는 생각보다 엉성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방문자 유입수 그래프 몇 개와 함께, 관련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노출 순위가 몇 단계 상승했다는 식의 짤막한 텍스트가 전부였다. 정작 매장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 수는 계약 전과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 말이다. 담당자에게 물어봐도 원래 플레이스 로직이 반영되려면 한 달 이상은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는 기계적인 답변만 돌아왔고, 나는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갈 돈만 아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인스타그램 스폰서 광고와 비교했을 때 느껴진 미묘한 차이점

답답한 마음에 일전에 직접 예산을 짜서 돌려보았던 인스타그램 스폰서 광고와 자꾸 비교하게 됐다. 인스타그램 광고는 하루에 5천 원이나 만 원 정도의 소액으로도 당장 조회수가 찍히고 DM으로 문의가 오는 등 나름대로 직관적인 반응이 느껴졌었다. 반면 이번에 맡긴 플레이스 광고는 대행사 직원이 말하는 ‘세팅 기간’이 필요하다며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했다. 물론 타겟 도달 방식이나 노출되는 지면이 아예 다르니 단순 비교는 무리겠지만, 당장 매달 나가는 고정 지출을 생각하면 마음이 조급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게다가 우리가 파는 필터커피 특성상 비주얼이 중요한데, 텍스트 위주의 플레이스 최적화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돈은 돈대로 쓰면서도 내가 주도권을 쥐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 계속해서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석 달의 계약 기간이 끝나고 남은 모호한 숫자의 흔적들

의무 계약 기간이었던 석 달이 마침내 끝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플레이스 순위가 드라마틱하게 올라 연남동 핫플레이스가 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검색 순위가 조금 오르락내리락 하긴 했지만, 그게 대행사의 기술 덕분인지 아니면 날씨가 좋아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연남동을 많이 찾은 탓인지 명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계약 연장 전화를 걸어온 직원에게는 일단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비용 대비 효과가 전혀 없었다고 하기는 애매하지만, 그렇다고 눈에 띄는 매출 변화도 느끼지 못해서 여전히 이 돈을 계속 써야 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냥 다시 예전처럼 내가 조금씩 인스타그램이나 끄적거리면서 몸으로 때워야 하나 싶어 마음만 복잡하다.

댓글 2
  • 지도 등록하고 메뉴 사진 찍는 건 좋았는데, 블로그 리뷰에 집중하느라 시간만 낭비한 것 같아요. 솔직히 매일 노트북 붙잡고 하는 건 좀 힘들었죠.

  • 인스타그램 광고처럼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한 건 역시나 미련한 짓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