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르는 번호로 온 마케팅 제안 전화
가게 문을 열고 한창 바쁠 시간이었나, 낯선 번호로 전화가 한 통 왔었다. 처음엔 뭐 배달 주문이거나 예약 전화겠거니 하고 받았는데, 웬걸 마케팅 대행사라면서 네이버 플레이스 순위를 올려주겠다는 거다. 솔직히 처음에는 솔깃했다. 우리 가게가 검색했을 때 뒤쪽에 밀려있다는 걸 나도 알고 있었으니까. 상담원이 하는 말이, 지금 우리 지역 식당들은 다들 영수증 리뷰랑 블로그 체험단으로 상위 노출을 하고 있는데 왜 안 하냐고, 한 달에 30만 원 정도면 충분히 효과 볼 수 있다고 했다. 30만 원이면 뭐, 한두 명 더 오는 거면 퉁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덜컥 계약서를 썼다. 돌이켜보면 그게 고생의 시작이었다.
영수증 리뷰와 체험단의 굴레
계약하고 나서 일주일 정도는 조용하더니, 갑자기 체험단 사이트에 우리 가게가 등록되었다면서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좋았다. 매장에 손님이 북적거리는 것 같으니까. 근데 이게 막상 겪어보니 영수증 리뷰라는 게 생각보다 피곤한 작업이었다. 체험단으로 온 손님들은 당연히 리뷰를 잘 써줘야 하니까 식사를 서비스로 제공해야 하는데, 정작 결제는 본인들이 하고 나중에 포인트로 돌려받는 구조다 보니 매번 영수증 출력해서 챙겨줘야 하고, 영수증 안 가져가면 왜 안 주냐고 따지는 경우도 있었다. 바쁜 점심시간에 영수증 챙기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대행사에서는 “사장님, 이번 달 리뷰가 20개는 채워져야 알고리즘이 좋아합니다”라며 계속 푸시를 넣더라. 나는 장사를 하러 온 거지 리뷰를 관리하는 직원이 된 게 아닌데 싶었다.
기대와는 다른 결과물들
대행사가 보내주는 블로그 원고도 문제였다. 무슨 복사 붙여넣기를 한 것 마냥 다 똑같은 말투에, 사진도 우리 가게랑 전혀 상관없는 분위기의 것들을 골라오길래 몇 번 수정을 요구했다. 그랬더니 “사장님, 이렇게 꼼꼼하게 보시면 마케팅 효과가 떨어집니다”라는 이상한 소리를 하더라. 아니, 내 가게인데 내가 수정해달라 하는 게 왜 효과가 떨어지는 건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 결국 그냥 대충 올리라고 내버려 뒀다. 그렇게 쌓인 리뷰들이 과연 진짜 우리 가게를 검색해서 온 손님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30만 원을 매달 꼬박꼬박 내면서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인가 싶어지는 밤이 잦아졌다.
해지를 고민하게 만든 순간들
한 3개월 정도 지났을 때였나, 대행사 직원이 바뀌면서 갑자기 가격을 50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통보가 왔다. 더 효과를 보려면 더 많은 영수증 리뷰 작업이 필요하다나 뭐라나. 그때 딱 정신이 들었다. 플레이스 순위가 좀 올라가긴 했는데, 정작 매출이 50만 원 이상 늘어났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거든. 오히려 예약 노쇼는 더 늘어난 기분이었다. 대행사에서는 “마케팅은 장기적으로 봐야 합니다”라고 하지만, 6개월 정도를 해본 결과로는 그냥 내 통장만 마르고 있는 게 확실했다. 해지하겠다고 하니까 위약금 이야기가 나오는데, 계약서 조항을 다시 읽어보니 정말 꼼꼼하게도 우리에게 불리하게 적혀 있었다. 참, 사람이 급하니까 앞뒤 안 보고 도장 찍은 내 잘못이지 누굴 탓하겠나 싶더라.
지금은 그냥 덤덤하게 하는 중
결국 대행사는 끊어냈다. 위약금은 수업료라 생각하고 치렀다. 지금은 그냥 우리 가게 방문하는 손님들한테 “네이버 리뷰 써주시면 음료수 드려요” 정도만 하고 있다. 이게 훨씬 마음이 편하다. 억지로 만든 리뷰 100개보다, 진짜 맛있게 먹고 간 손님이 정성스럽게 써준 사진 한 장이 훨씬 진심 어린 게 느껴진다. 물론 여전히 네이버 플레이스 순위를 보면 마음이 싱숭생숭할 때가 있다. 검색하면 옆 동네 가게가 먼저 뜨는 걸 보면 배가 아프기도 하고. 그래도 예전처럼 마케팅 전화가 오면 그냥 웃으면서 끊는다. 마케팅이라는 게 돈만 쓴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걸 너무 비싸게 배운 것 같다. 지금은 그냥 하루하루 손님들한테 잘 대접하는 게 그게 곧 마케팅이라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는데, 이게 맞는 건지는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다.
영수증 리뷰 때문에 정말 정신없는 상황이네요. 저도 서비스 제공 부담 때문에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