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격증 따면 다 될 줄 알았던 시절
작년 이맘때쯤이었나, 괜히 불안한 마음에 한국직업능력진흥원 사이트를 기웃거렸다. 무슨 AI마케팅전문가 1급, SNS마케팅전문가 1급 이런 자격증들이 있길래 홀린 듯이 강의를 듣고 시험을 쳤다. 며칠 안 걸렸다. 생각보다 너무 쉽게 합격하니까, ‘아 이제 내 가게 홍보 정도는 우습겠구나’ 싶었다. 근데 이게 웃긴 게, 막상 자격증 출력해서 벽에 붙여놓고 인스타그램 광고 관리자 페이지 들어가니까 화면부터가 숨이 턱 막히더라. 자격증은 그냥 종이였고, 내 가게 홍보는 현실이었다.
대행사 연락에 혹했던 그날들
가게를 오픈하고 한 달쯤 지났을까. 어떻게 알았는지 하루에 몇 번씩 전화가 왔다. 네이버 광고 대행이라느니, 인스타그램 광고를 지금 시작하면 상위 노출을 보장한다느니 하는 소리들. 처음엔 혹했다. 월 5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면 알아서 해준다고 하니까. 근데 주변에 먼저 가게 하는 형님이 절대 섣불리 계약하지 말라고 말리더라. 그 돈 주고 맡겼다가 효과는 하나도 못 보고 계약 기간만 6개월 묶여서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냥 내가 직접 하는 게 속 편하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인스타그램 꾸미기라는 무한 굴레
직접 해보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한 게 인스타그램 계정 꾸미기였다. 남들 피드 보면서 예쁜 폰트 쓰고, 사진도 감성적으로 찍어서 올리는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 가게 운영하면서 짬짬이 사진 찍고 보정해서 올리는 게, 무슨 마케팅 전략을 짜는 것보다 더 시간이 많이 갔다. 숏폼 영상이 요즘 대세라길래 유튜브 쇼츠 광고도 해볼까 싶어서 몇 번 올려봤는데, 조회수 50 나오는 거 보고 현타가 왔다. 내가 만든 영상이 사람들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귀찮은 광고일 뿐이라는 게 느껴질 때마다 묘한 기분이 든다.
돈은 썼는데 도무지 감이 안 잡힌다
그래도 광고는 해야 하니까 인스타그램 광고 버튼을 눌러서 3만 원, 5만 원씩 태워봤다. 타겟 설정도 해보고, 지역 설정도 바꿔보고 나름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과가 매번 똑같다. 어떤 날은 클릭이 좀 들어오나 싶다가도, 다음 날 보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조용하다. 이게 정말 효과가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내 돈만 날리는 건지 알 길이 없다. 광고 대행업체 전화가 또 오면 이번엔 좀 다를까 싶다가도, 지난번에 들었던 그 형님의 한숨 섞인 얼굴이 떠올라 그냥 무시하고 만다.
걷는 관광객 잡으려다 내 발등만 찍지
최근에 어디 기사에서 ‘걷는 관광’이 뜨고, 지역 관광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내용을 봤다. 우리 가게 근처도 좀 뜨는 동네라 어떻게든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이게 단순히 SNS에 사진 몇 장 올린다고 되는 건지 의문이다. 철원군이 마케팅으로 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으면 괜히 부럽기도 하고, 반대로 ‘대기업들이나 신세계백화점처럼 대규모 인플루언서 동원해서 할 수 있는 마케팅이랑 나 같은 소상공인이 하는 게 뭐가 다를까’ 하는 생각만 깊어진다. 결국 오늘도 나는 가게 문 닫고 핸드폰 붙잡고 앉아, 내일 올릴 사진에 어떤 해시태그를 달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 자격증들이 정말 쓸모가 있기는 한 걸까, 가끔은 그냥 다 부질없는 짓 같기도 하다.
숏폼 영상 조회수가 계속 낮아서 답답하네요. 진짜 시간 투자 대비 효과가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