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구하다가 하루 다 보낸 이야기

편집자 구하다가 하루 다 보낸 이야기

편집자를 구하는 게 이렇게까지 피곤한 일일 줄은 몰랐다

최근에 운영 중인 채널에 올릴 영상 때문에 머리가 좀 아팠다. 사실 처음에는 그냥 내가 직접 프리미어 프로를 켜서 컷 편집이랑 자막 정도만 넣으면 되겠지 싶었다. 예전에는 폰으로 대충 해도 잘 돌아갔으니까. 근데 이번에 뷰티 관련 숏폼 영상을 몇 개 찍어보니까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더라. 특히나 요즘 인플루언서들이 올리는 영상 보면 템포가 엄청 빠르지 않나. 화면 전환도 많고 색감 보정도 쨍하게 들어가야 하니 내 실력으로는 도저히 결과물이 안 나왔다.

결국 유튜브 편집 프로그램 고민은 뒤로 미루고 외주를 알아보게 됐다. 그런데 사람 구하는 게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카페나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는데 지원자가 생각보다 너무 많이 몰려서 놀랐다. 가격대는 대충 건당 10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로 생각했는데, 이게 또 사람마다 부르는 게 천차만별이었다. 어떤 분은 본인 포트폴리오를 주시는데 내 채널이랑 감성이 전혀 안 맞는 경우도 많았다. 내 채널은 약간 차분한 분위기인데, 지원하신 분은 너무 화려한 효과를 선호하셔서 조율하는 데만 이틀은 쓴 것 같다.

강남 호텔 행사장에서 느낀 인플루언서들의 무게

며칠 전에는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인플루언서 관련 행사에 다녀올 일이 있었다. 지인이 초대권을 줘서 갔는데, 거기는 정말 다른 세상이더라. 레이싱모델 오아희 씨 같은 분들도 보이고, 다들 카메라 앞에서 포즈 잡는 게 일상 같아 보였다. 나는 그저 멀찍이 서서 그들의 촬영 현장을 구경했는데, 확실히 숏폼 광고나 협찬을 받는 사람들은 자기만의 ‘결’이 확실하다는 게 느껴졌다.

거기서 만난 한 인플루언서분과 이야기를 좀 나눴는데, 자기는 영상 편집자랑 벌써 3년째 손발을 맞추고 있다고 하더라. 그분은 한 달에 편집비로만 거의 200만 원은 쓴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갑자기 내가 지금 몇 푼 아끼겠다고 직접 씨름하고 있는 게 약간 허탈해졌다. 그래도 그만큼의 결과물이 보장된다면 저 돈이 아깝지 않을 텐데, 지금의 나는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아닌 것 같아서 더 고민이 깊어졌다.

편집 툴 하나 바꾸려다 포기한 이유

결국 편집자를 구하는 건 잠시 보류하고 다시 내가 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프로그램이라도 바꿔보자 싶어서 파이널 컷으로 갈아탈까 고민했다. 맥북을 쓰고 있으니까 그게 제일 낫다는 이야기도 많고. 근데 막상 깔아보니까 인터페이스가 너무 생소해서 또 막혔다. 유튜브 강의 몇 개 찾아보고 따라 해보려 했는데, 1분짜리 영상 하나 만드는데 5시간이 걸리더라. 이러다가는 촬영은 뒷전이고 편집만 하다가 일주일이 다 가겠다 싶었다.

집에서 혼자 카리나 헤어스타일 따라 하기 영상 같은 거 찍으려면 조명 세팅부터 시작해서 뒤 배경까지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 디테일을 다 살리면서 편집까지 하는 건,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미용실 가서 30만 원 주고 머리하고, 촬영은 대충 인스타 감성 묻은 카페 찾아서 해결하는 게 훨씬 정신 건강에 좋을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에 스마트플레이스 광고 설정하는 것도 너무 복잡해서 대행사 쪽으로 넘길까 했는데, 이것도 저것도 다 돈 문제인 것 같다.

아직도 답이 안 나오는 운영 방식

지금 고민은 여전히 제자리다. 편집자를 고용해서 내 돈을 들여 퀄리티를 높일 것인가, 아니면 지금처럼 약간은 투박해도 내 색깔을 유지하면서 느릿하게 갈 것인가. 사실 후자가 나한테는 좀 더 마음 편한 선택이긴 한데, 가끔 조회수 안 나오는 거 보면 또 마음이 흔들린다. 공구 업체에서 연락이 왔을 때도 편집 퀄리티 때문에 미팅에서 자신 있게 말 못 한 게 계속 마음에 걸린다.

사람들은 다들 쉽게 성장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막상 해보면 작은 것 하나하나가 전부 병목 구간이다. 다음에는 그냥 내가 직접 하는 게 아니라, 영상 전공하는 지인 동생이라도 불러서 밥 한 끼 사주면서 부탁해 볼까 싶기도 하다. 그것도 안 되면 뭐, 또 며칠 밤새워서 유튜브 강의나 뒤지고 있겠지. 당장 내일 찍어야 할 촬영 준비나 해야겠다. 편집 고민은 일단 오늘 밤까지는 접어두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안 된다.

댓글 2
  • 파이널컷 인터페이스가 정말 복잡하네요. 숏폼 영상 편집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알게 됐어요.

  • 숏폼 영상 때문에 진짜 공감돼요. 퀄리티를 높이려고 툴만 바꾸려다 포기하는 경험, 저도 비슷한 적이 있었거든요. 지금처럼 꾸준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